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고 아껴줄 수 있다.
그럼 나를 사랑하는건 어떻게 하는 걸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고 각자의 상황에 계속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심리상담을 1년간 받았고(연속으로 1년은 아니고 4개월 받고 2년 후 8개월 받음), 비슷한 시기에 명상도 함께 시작하며 3~4년간 나를 사랑하는 방법들을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잠에 깨서 잠들기 직전까지 계속할 수 있지만, 그렇게 계속 나에게 집중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기에 상황에 맞는 맞춤형 자기 사랑법으로 생각날 때 마다 실천한다. 그중에서도 잊지 않고 꾸준히 하고 싶은 방법들을 기록해두려한다.
나를 사랑하는 법 1탄 : 내 감정을 인정해주기 = 나에게 관대해지기
감정은 정말 다양하다. 때로는 언어로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도 있다. 그러나 가슴에서는 먹먹함 같은 느낌이 온다. 언어로 설명될 수 있든 없든 우리는 늘 감정이 일어나는데, 그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는게 심리장애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0.1초의 속도만큼 빠르게 감정을 차단해버리는 습관이 잘 발달되어 있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 살아온 세월만큼 감정을 차단하는 속도 또한 빨라졌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래서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해 주려면 초반에는 떨어지는 자를 잡을 만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게된다.
감정을 놓치면 벌어지는 생각들을 알면 '내 감정을 인정해주기'가 쉬워진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에게 관대해지는 것으로 바꿔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 소소한 나의 에피소드 두개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기록해보았다.
Episode 1
남편이 술과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고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좋지 않고 지방간도 있다고 나왔다. 그 뒤로 나는 남편에게 '술 좀 그만 먹어, 운동해, 건강한 음식을 먹어, 고기 좀 그만 먹어.' 등의 말을 자주 했고 잘 듣지 않으니 점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듣기가 싫으니 기분 나쁜 말투의 대답만 돌아왔다. 나도 지치고 바뀌지 않는 남편에게 화가 나고 한편으론 그렇게 먹는 거 좋아하는데 내가 괜히 못 먹게 해서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죄책감까지 느껴졌다. 나는 왜 관대하지 못할까? 그러면서 점점 잔소리하는 내 모습이 싫어졌다. 내가 나의 모습을 싫어한다는 것은 자기 사랑과는 반대가 되는 길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 그 길로 가면 좋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Love myself 1
여기서 내 감정을 인정해주는 방법을 사용하면 죄책감까지 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전에는 내가 계속 얘기해도 듣지 않는 남편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그래서 내가 느낀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남편이 안좋은 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많이 걱정되는 내 감정에 집중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했다. 스스로에게 따뜻한 인정의 말을 건넨다.
'충분히 걱정될 만했어, 많이 걱정됐구나,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괜찮아.'
'말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많이 속상하고 화가 났구나, 속상할 만 해, 충분히 그럴만하지, 많이 힘들었겠다.'
이렇게 나의 감정을 인정해주고 더 나아가서 위로까지 해주고 나면 눈물이 나기도 하면서 마음이 풀어진다. 남편을 향한 미움도 작아진다. 남편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냐는 속상함도 사라진다. 바로 그 마음을 내가 인정해 줬기 때문이다. 내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타인이 인정해줘도 채워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내 감정을 인정해주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내 안에서 '네가 한 행동들이 다 잘한 거라고 정당한 거라고 인정하면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거고, 버릇 없어질 거야.'라는 생각이 떠올라 방해되기도 했다. 흔히들 이런 건 '에고'의 목소리라고 얘기한다. 나는 언제부터 스스로에게 이런 어마 무시한 말을 해온 걸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온전히 내편이 되어주는 것은 무능력해지지도 버릇이 없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타인에게 관대해지고 미움은 적어지며 베푸는 여유도 있는, 내가 봐도 참 괜찮은 그런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러니 이런 '에고'의 목소리는 지나쳐 가도록 내버려둔다.
Episode2
집안일을 잘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화가 났다. 설거지 오늘 꼭 해달라고 했는데 결국 까먹고 또 출근을 했다. 이번이 몇 번 째인지 화가 난다. 남편에게 화를 내면 짜증 섞인 말투가 돌아온다. '한다고 했잖아!,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하루 좀 못할 수도 있지, 있다가 하려고 했어, 알겠으니 그만 말해!' 나는 그 뒤로 여러 생각에 휩싸인다. 내가 말투를 좋게 말했어야 했나, 이번에는 참아줬어야 했나, 힘들게 일하고 들어온 사람한테 내가 너무 했나, 다음에는 어떻게 기분 안 나쁘게 말해야 하나, 계속 싸우는 건 싫은데, 그렇다고 내가 모든 집안일을 다 할 수는 없는데, 그래도 좀 기다려 주면 좋았을 텐데, 나는 왜 이렇게 성격이 급하지, 감정 기복도 심하고 예민하고 나는 왜 그럴까. 그다음 레퍼토리는 역시나 이런 내 모습이 싫다가 되어버린다.
Love myself 2
천천히 나의 감정을 느껴본다.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아서 속상하고 서운한 마음이 있다. 그럼 이제 나의 마음을 따스한 바람으로 인정해주고 보듬어주는 것이다.
'많이 속상했구나, 충분히 그럴 만 해, 속상하고 서운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만했어. 너에게 찾아온 감정은 언제나 진실이니까,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했어, 많이 속상해서 힘들었겠다. 누구라도 같은 상황이 된다면 그랬을 거야. 그런 감정 느껴도 괜찮아.'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따지고 싶은 생각이 올라와도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모든 따스한 말투를 동원하여 나의 감정을 인정해주고 어루만져준다. 그럼 마음이 풀어지게 된다. 내가 나를 사랑해줬기 때문이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인정, 사과, 사랑은 중요해지지않는다. 외부에서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작아진다. 내가 나를 사랑해주니 이대로 충분함이 느껴진다.
모든 순간에 이렇게 나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건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바쁘게 살아갈수록 더 어렵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그것도 어렵다면 1주일에 한번이라도 내가 느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인정해주는 시간을 가지면 정말 좋다. 자기 사랑은 한 번으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여러 번 한다고 충분해 지는 것도 아닌것 같다.
그냥 매일매일 밥을 먹듯이 그저 나를 매일매일 사랑해줄 것이다.
'오늘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스타벅스 한정 메뉴 말차 애플망고 및 금귤 듬뿍 블렌디드 후기 (0) | 2023.04.17 |
---|---|
대관령 솔내음 캠핑장! 에르젠 라운지쉘터s4 탄색 개봉~! (0) | 2021.08.09 |
행복하지 않을 때 보면 좋은 글 (0) | 2021.07.09 |
내향적인 성격인 내가 행복을 느끼는 7가지 방법 (0) | 2020.03.12 |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때 (0) | 2020.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