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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록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다: 결혼 준비가 힘든 이유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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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는 크게 2 차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집 구하기, 하나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결혼 준비하다 싸우는 커플, 심하게는 파혼 하는 커플 까지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들어 왔지만,
연애 기간 동안 성격이 잘 맞았던 남편과 나는 싸울 일이 뭐가 있나 하며 실감 하지 못했다. 

싸우지 않을거라 생각 했던 이유 :
1. 남자친구가 내 의견을 잘 맞춰주고, 서로 연애기간에도 잘 싸우지 않았던 점
2. 주로 양보를 많이 하시고 우리의 의견을 잘 따라주는 우리 부모님이 있다는 점
3. 나 스스로 좋은 집이나 멋진 결혼식장에 대한 로망이 없어서 크게 요구할 게 없다는 점

그러나 결혼을 하기로 막 마음을 먹을 땐 다가올 다양한 갈등 들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시점이라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지 결혼 준비기간 동안은 너무 너무 힘들었기에
한가로이 글작성이나 하고 있을 내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다.

신혼여행 비행기 밖 풍경, 어둠이 지나면 다시 빛이 찾아온다~


[1차전 : 집구하기]

집을 구할 땐 크게 독립하는 시점 결정, 위치선정, 예산결정,
부동산 컨택하여 실제로 집보러 돌아다니기, 결정하기, 대출실행하기 등이 있다.
보통 순차적으로 진행이 되는데, 나는 첫번째부터 브레이크가 제대로 걸렸다.

  • 독립하는 시점 결정, 위치선정, 예산결정, 

시부모님이 결혼시기를 더 늦게 하라고 그러셨기 때문이다.
결혼 시기는 대략 우리가 결정해서 말씀드리면 되는 것이 아닌가?
오랜 연애 기간으로 결혼을 반대하시는 것도 아닌 상황이 였는데
우리가 말한 시기는 너무 빠르니 나중에 집을 구하라고 그러셨다.
그럼 그 나중이 언젠지는 기약이 없다.
그 다음해 쯤 이라고 말씀 하시면 1월이 될수도 있고 12월이 될 수도 있고
두 해를 넘길 수 도 있는 상황이였다.
집 구하는데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데 지금은 돈이 없으니
나중에 집을 구하라는 것이였는데,
우리는 전부터 도와주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린 상태였다.
이건 좀 이상하다. 아들을 내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되셨다고도 했다.
그동안 계속 함께 살았는데 아직도 아들을 내보낼 준비가 되지 않으셨다니 ...
그때 받은 스트레스와 설득의 과정은 그야말로 지옥길이였다.
남편이 중간에서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마지막에는 진심으로 이 결혼을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 

결혼은 또 하고 싶지 않지만 신혼여행은 또 가고 싶다는 흔한 말을 내가 하고 있다!

위치 선정도 우리 맘대로 되는게 아니였다. 금전적 도움도 주지 않으시면서 
집 위치도 딴지를 거셨다. 지금 사시는 동네 근처에서 살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내 성격은 단칸방에 살아도 마음편히 살아야 한다. 
직장과의 거리나 동네 집값, 분위기도 전혀 맞지 않은 동네였다. 
그래서 집 위치를 결정하는 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
금전적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였다.
이건 나의 큰 착각이였다. 물론 결국은 우리의 뜻대로 진행한 부분이 많지만
반대와 설득의 과정을 보면 뜻대로 했다고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남자친구한테는 제대로 설득한거 맞냐, 오빠가 단호하게 말씀 드려야지 언제까지 끌려다닐거냐! 라면서..
매 과정마다 싸움의 레파토리가 이랬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어떤 반대의 의견도 없으셨고 오히려 부족한 자금을 도와주셨다. 그래서 결혼할 수 있었다.)

집도 인터넷으로 구조를 보여드리면 여기는 너무 낡았다. 여기는 구조가 별로다. 여기는 너무 좁다. 등등
시어머니의 반대 의견은 계속 되었다. 

아주 큰 착오였다. 도움 안받으면 우리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 했다.
근데 금전적 도움을 안받아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
옆집 아저씨가 반대해도 살짝 신경이 쓰이는 마당에 부모님의 반대에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
모든 결혼 준비가 그랬다. 그래서 싸운다.

  • 실제로 집보러 돌아다니기, 결정하기, 대출실행하기

이 부분도 쉽지 않는 관문들이다. 전세집이여도 집을 구한다는건 신경쓸게 정말 많이 있다. 정해진 예산에서
가장 괜찮은 집을 구하려면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다행히 허위 매물로 고생하는 경우는 없었다. 어느 동네가 좋을지 여러 부동산에 연락하고 찾아가고 여러 집을 보러 다니면서 좌절했다. 집이 괜찮으면 동네가 별로거나 융자가 많거나 대출이 확실하지 않거나 그랬다.

집을 결정하고 나서도 대출 때문에 좀 애를 먹었다.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에 적절한 서류를 떼는 것도 여러가지여서 심사받고 최종적으로 대출 실행이 되었을 때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난다. 각자 처한 상황별로 떼야하는 서류도 각양 각색이다. 은행도 자주가야하고 관공서에도 자주 다녀야하니 신경 쓸게 하도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럴때 싸우는건 전철 타는 것 만큼 쉬웠다. 

이렇게 1편을 마무리 짓고 2편에서는 결혼식 준비하며 겪는 갈등을 적어보겠다.

벌레 많았던 발리 풀빌라~ 결혼식 생략하고 신혼여행 바로가는 분들 복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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